F.E.A.R
f,e,a,r는 공포라는 뜻의 단어가 아니고 ‘First Encounter Assault and Recon’의 약자란다. 건담식 말장난을 보는 듯한 기분은 살짝 미뤄두고 일단 따온 동영상이나 봐보자.

하다 안되서 링크.. =ㅅ=

fps게임으로 모노리스에서 제작, 2005년 8월에 출시되었다.
출시 전부터 화려한 스샷과 공개 동영상으로 주목을 끌었었는데, 지금에 와서는 자기 컴 사양 뽐내기의 일부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그 끝자락에서 간신히 최소사향에 걸려 대롱거리는 나로서는 가슴 아픈 일이지만, 분명 하이퀄리티 옵션이 아니더라도 게임은 즐길 수 있는 법. 간단히 썰을 풀어보련다.

공포와 fps는 그 특유의 현장감과 더불어 뗄래야 뗄 수 없는 애인 같은 사이다. 요는 그 공포의 키워드를 어디서 찾는가인데, 기존의 fps 게임은 그것을 숨막히는 총격전 혹은 좀비, 그 부류의 놀래키기 식 방법에서 찾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것은 꽤 직설적인 방법이다. 아무 생각 없이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확 덤벼드는 좀비는 물리적이며 현실적인 위험이고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놀라며 또한 공포를 느낀다. 호평받았던 둠3에서 내내 깔렸던 어둠은 그런 의미에서 대표되겠지.
둠3의 한 장면 "어두워요~ 아무것도 안뵈요~"


하지만 피어는 다소 색다른 방식을 추구한다.
요컨대 모노리스의 제작자는 아마 링이나 주온 같은 공포영화를 좀 본 모양이다. 게임 내내 알짱거리는 유령들은 맡은바 역할을 충실히 한다. 주온에서 작렬하던 날카로운 사운드와 함께 나타나는 귀신은 그럴듯한 분위기로 fear에서 나타난다. 네발로 걷는 여자, 알 수 없는 꼬마, cctv에만 잡히는 검은 안개와 아가씨는 링과 주온에서 충분히 검증된 공포의 매뉴이다.
바로 이년...


그 효과는 꽤 흡사해서 엘리베이터가 층 넘어가는 순간 창문에 비친다던지 하는 것은 친숙하기까지 하다. 실질적으로 내가 총으로 쏘아 죽일 수 있는 것도 아닌 그런 괴현상들은 fear의 어두침침한 분위기와 함께 감수성 여린 플레이어에게 소름끼치는 공포를 안겨줄 것이 틀림없으리라.
전투 부분의 임펙트도 꽤 훌륭하다.
맥스페인에서와 보였던 블릿타임 시스템이란 것이 있는데, 버추어캅3 처럼 일정시간 동안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시스템이다. 시각적 효과야 두말 할 것 없지만, 효율로도 충분히 매력 있는 장치다. 위의 동영상에서 확인 할 수 있듯, 꽤 영화 같은 연출을 자아낸다. 물론 전투의 매력은 그것뿐만이 아니다.

꽤 똑똑한 ai는 은폐 엄폐 우회를 척척 잘도 한다. 다수의 적을 상대로 총격전을 벌인다면 항상 우회하여 배후로 돌아오는 적을 염두 해야 할 것이다. 더군다나 백병전이라는 전투 시스템은 최악의 위력을 보여준다. 적들이 몸에 쳐 바른 돈 값만 해도 얼마일지, 총 몇 발에 쉽게 쓰러지지도 않는다. 그런데, 돌려차기 한방에는 즉사다. 그러나 이 불균형을 문제 삼기 이전에 백병전 하러 접근하는 사이 총 맞고 쓰러질 운명도 고려해볼 필요도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백병전은 쓰레기가 되어버린다. 적도 현란까진 아니어도 백병전이 가능하고 그래서 치고받다 보면 손해 보는 것은 플레이어다. 실제로 백병전만 가능한 적들도 있지만, 브릿타임 땅기고 총질하는 게 능사다.
뭐 거진 로보캅일세...


뭐 백병이야 안하면 된다 치지만, 게임 내 등장하는 무기의 개수가 얼마 안 된다는 것은 슬픈 현실. 게다가 그 개성도 딱히 구분된 것이 아니어서 무기 몇 개면 무난히 다른 무기가 필요하지도 않다. 또 게임 중간 중간 기껏 모아둔 무기들이 싹 증발하는 이벤트가 몇 개 존재한다는 것도 화딱지 나는 이야기. 하지만 사실 더 슬픈 것은 따로 있다.

비슷비슷한 필드와 몇 종류 되지도 않는 적. 보스몬스터 따위는 사치스러운 말이다, 동영상과 달리 삭제된 것인지 탈것은 나오지도 않는다. 물론 최근 fps의 대세라고까지 불리어지는 npc팀원과의 연계된 전투는 구경도하기 힘들다. 더욱이 귀신이 중간 중간 놀래켜 준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귀신들은 유저에게 총한 방 쏘지 않는다. 때문에 초반에 잔뜩 쪼그라든 심장은 중반을 넘어가면서 너덜너덜 해진다. 어 또 나왔냐? 또 너냐? 라면서.
됐거든?

물론 유령과 전투가 존재하긴 하지만, 너무나 한심해서 눈물이 다 나올 지경. 실질적 전투는 모두 적으로 규정된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그러다보니 정작 동양적 공포의 코드를 사용한 것이 무슨 의미인지 찾기도 힘들어져 버린다. 그 외에도 획일적인 진행. 단순한 퍼즐. 딱히 보스가 없다보니, 한창 진행되려나 싶을 때, 엔딩이 나와 버린다. 에필로그의 반전은 너무나 전통적이어서 귀엽기까지하다.
아, 뭐 줄창 씹어댔지만 사실은 꽤 괜찮은 게임이다. 명작까지 가진 않더라도 용량과 사양의 압박만 견디어 낸다면 짬짬히 즐길 가치는 분명하겠다. 현란한 전투만 봐도 엉덩이가 들썩거리지 않는가.

생각 난 김에 최고 난이도 모드로 적병 대굴빡에 빵구나 내주러 가야겠다.
by FeeL | 2005/11/29 20:25 | Game Talk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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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Requiem at 2005/11/29 23:15
흐음.. 그래도 귀신이라.. 신선한데?
Commented by 브릴리언트 at 2005/11/30 14:49
d오호 총질이라
Commented by FeeL at 2005/11/30 17:39
밤에 불꺼두고 5.1ch로 하는 거이 또 제맛이지.
Commented by 엄친아친구 at 2008/04/30 16:37
상당히 호평받는 게임인데

별로 맘에 안드셨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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